딸 아이의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딸 아이의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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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방학 때 더 바쁘다. 학년이 올라 갈수록 방학은 놀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아니라 구멍이 난 곳을 메꾸고, 미리미리 진도를 나가서 바쁜 학기중의 부담을 덜기 위한 준비를 하는 기간이 되지 오래이다. 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그렇게 중요하다며 여기저기서 이야기한다. 학원들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학원들은 특강으로 넘쳐난다. 한국에서 학원의 방학특강은 맞벌이 부모들에게는 한줄기 빛과 같은 것이다. 전업주부인 엄마라고 별반 다를 건 없다. 하루 종일 아이와 붙어서, 그걸 어떻게 하란 말인가! 줄넘기 특강이든, 수영 특강이든, 영어특강, 수학특강 다 필요하다. 방학 특강 때문에, 학원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학교 방학 날짜를 묻는다.

“이번 방학에는 아이 데리고 미국에나 갈까 하는데요.”

선생님들의 반응은 애매하다. 부러움과 걱정이 석여있다. 고학년이 여름방학이던, 겨울 방학이던 한두달을 공부에서 손을 놓고 지낸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가보다.

“갈 때 공부 할건 다 들고 가는거죠? 다들 그렇게 하시던데. 완전히 손 놓기에는 방학이 너무 길어요.”

해외에서 한달살기, 어학캠프는 이런 학습 부담이 없는 어렸을 떄 다녀와야 한다고들 말씀하신다. 영어실력을 확 끌어 올리려면, 영어캠프보다는 중고등을 대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말씀도 하신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고학년의 영어습득 속도는 언어를 폭발적으로 습득하는 유아동기떄와는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고학년 아이들은 이미 영어를 생각보다 많이, 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아동기의 아이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표현 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다.

유아동기의 해외 생활과 머리가 조금 커서의 해외 생활은 다르다. 남편 덕분에 특수한 상황에서 살고 있는 내 주변에는 해외 근무를 하는 부모님을 따라서 외국에 나가 있다가 돌아온 리터니 (returnee)들이 꽤 많다. 교포인 나에게 리터니의 부모님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신다. 아이가 한국에서만 살고 있었던 때와 어떻게 다른지. 나도 어찌보면 리터니이니, 돌아온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보다.

고학년에 이민을 온 동생들을 봐도, 그리고 부모님의 일 떄문에 미국에 잠깐 나와 살다가 고등학교나 대학교때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 학업을 이어가는 친구들을 봐도, 그리고 리터니들을 봐도 공통점들이 있다. 내가 지금 몸 담고 있는 세상과 다른 세상을 접하면서, 나의 사고 방식도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도 바뀐다는 것이다. 저학년이나 그 이전에 외국에서 생활하고 왔던 아이들보다는, 고학년때 짧게라도 외국에서 생활을 한 아이들에게 변화가 더 크다.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뇌에 뭐라고 딱! 말 할 수는 없는 글귀라도 적혀 있는 것처럼 아이는 변해서 돌아온다.

나이가 있는 아이들의 해외생활 목표는 영미권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며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함도 아니요. 영어를 잘 못 했을 떄 불편함을 겪어보고, 영어를 공부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함도 아니다. 영어 학습은 부수적으로 따라 오는 것일 뿐, 이 아이들에게 목적은 더 넓고, 높은 곳에서 세상을 보고, 더 큰 꿈과 목표를 스스로 찾아 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고학년 아이들의 해외생활 장소는 신중하게 선택 되어야만 한다.

돌고 돌아서, 그 옛날의 맹자의 어머님이 맞았었다는 말이라고나 할까? 학군지, 학군지 노래를 부른 엄마들이 맞았다고 해야하나? 학군지 선택보다 더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것이 고학년 아이들의 해외생활 장소인것같다. 사춘기 아이들은 주위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미국은 동네동네마다 생활과 교육의 특히나 격차가 크고, 그것에 따라 주변 환경도 차이가 너무 크다.

아이가 참여하게 되는 교육환경이나 프로그램도 잘 살펴야한다. 한국에는 정말 많은 영어캠프 프로그램들이있다. 미국,캐나다, 영국부터 시작해서, 싱가폴 필리핀 발리까지 나라도 다양하고 종류도 많다. 인문학 캠프부터, 대학방문, 리조트에서 영어수업을 듣고, 수중스포츠를 즐기는 캠프까지. 아이들 성향에 맞춰서 선택되어야 하는게 캠프이지만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지출되는 것인지라 목표를 정확히 세팅하고 선택이 되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내 아이는 지금 경북의 시골에서 천진난만하게 자라나고 있다. 40분에 하나씩 다니는 버스가 있고, 앞에는 바다가 뒤에는 산이, 주말마다 말타러 달려가는게 세상의 전부인 아이이다. 서울만 가도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서울 아이들과 가끔씩 자기를 비교하며 참 대단하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이번 방학에는 아이에게 조금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내 아이는 상상도 못 하고 있었던 꿈들을 꾸며, 그걸 향해 자기들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 영어학원 선생님 말씀처럼 국영수사회과학들을 다 챙겨 갈 것인가? 그러진 않을 것 같다. 공부의 압박감 없이, 새로운 환경에서 오롯이 본인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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